joahnna 2007. 3. 7. 20:28

 

바람 부는 날
                      
                                         지산/이민홍
 
바람 부는 날엔
함백산에 가고 싶다
 
드물게  벗한 세상
오욕을 피하랴마는
내 해찰 타일러
삭풍에 의연한 이를 보고 싶다
 
무에 곧으랴
부는 데로 휘일 것을
 
저기 너럭바위
미동 없는 가재눈이
이를 지켜보고 있음이야

바람이 불어 
세파 모질어도 득의찬
천년의 맹세는 요원하였구나
 
네 오면
 절개쯤이야 들키고 말아
해동되는 너른 마당에
두루미 목 빼어 쓰러지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