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ahnna 2007. 2. 23. 00:38

 

 

         연       가   


        그대가
        한송이 꽃을 들고 오는
        사람이라면 좋겠습니다.

        한 권의 책을 들고 오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겠습니다.

        분위기에 취하는 카페라든가,
        호텔 커피숍
        어느 구석진 창가의 그런 곳일지라도
        삼등 열차의 포근한 눈빛으로 오는
        그런 사람이라면 더욱더 좋겠습니다.

        그대가
        황량한 들판 한 가운데
        목마른 그리움 가득 안고
        겨울의 한복판에 서 있어도,
        새 한 마리를 날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일부러 다가오지 않아도
        어둠을 밝히며 첫 새벽의 여명이 어둠을 향해 밀려오듯,
        아니 밤새 사냥꾼에 쫒기다
        목마름을 달래려 옹달샘을 찾는 한 마리의 들짐승같은
        그런 순수함 하나만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정녕 족하겠습니다.

        그대 안에
        꽃같은 사랑으로 활짝 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