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새 만원권의 발행일이 1월 22일로 결정되었다는 보도를 들었습니다.
아마 내년 설 세배 돈은 신권으로 주고 받을 것입니다. 새로운 신권을 세배 돈을 받은 아이들은 앞에 그려진 세종대왕에 대해서는 워낙 유명하신 위인이라 별 다른 의문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그 뒤에 그려진 일월오봉도에 대해서는 무심히 그냥 지나칠 것입니다.
하지만 지폐를 뒤로 돌려본 순간 아주 희한한 모양의 기구(혼천의)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며 좀 더 눈썰미가 있는 아이들은 그 뒤에 배경으로 그려진 ‘천상열차분야지도’에 대해 궁금함을 가질 것입니다. 그래서 세배 돈을 주신 어른께 그것이 무엇인지 여쭈어 볼지도 모릅니다. 그때 우리 어른들은 얼마나 두 그림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을까요?
아마 대부분의 어른들은 “ 아하 그건 ‘혼천의’ 라는 천문관측기구란다 ” 라는 정도는 말해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에서는 좀 머뭇거릴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천상분야열차지도’는 다음 편에서 설명해보기로 하고 우리가 대부분
알고 있듯이 ‘혼천의’는 과연 천문관측기구 일까요?
혼천의가 천문관측기구라는 설명은 사실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맞는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지폐의 삽입된 ‘혼천의’는 천문관측을 위한 혼천의가 아니라 시간과 날짜, 계절을 보여주는
다목적 시계, 즉 혼천시계의 일부분으로서의 원래 이렇게 시계장치와 연결되어 회전시키는 구조물을 선기옥형이라고 불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혼천의와 선기옥형을 따로 구분하여 부르지는 않았습니다.
자 그렇다면 원래의 혼천의는 어떤 모양이였을까요?
중국의 고전인 [서전대전]을 보면 <선기옥형도>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일찍이 중국에서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이라 하여 하늘은 둥글고 땅은 사각형이라는 우주관이
발달하였는데 이 가운데 우주를 달걀에 비유하여 하늘이 노른자위에 해당하는 땅을 둘러싸고 일주운동을 한다는 우주관,
즉 혼천설이 발달하였습니다. 혼천의는 혼천설을 바탕으로 일월성신의 위치를 측정하는
기구로서 천체운동을 여러 개의 환으로 옮겨놓아 계절과 시각의 변화를 알아내는 필수적인 천체관측기였습니다.
혼천의는 시대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3개 층의 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맨 바깥 층인 육합의(六合儀)는 동서남북, 천지를 나타내는 자오환, 지평환, 천상적도환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운데층은 삼신의(三辰儀)로서 일월성신을 나타내는 삼신환, 적도환, 황도환, 백도환으로 구성되며 맨 가운데 층은 사유의(四遊儀)로써 사유환과 망통, 직거로 구성되는데 망통을 통해 별을 관찰합니다.
혼천의는 중국에서 만들어졌지만 삼국시대와 고려에서도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세종 때는 중국
것보다 더 훌륭한 혼천의를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기록에 의하면 천문관측기구 제작을 위해
그 후 혼천의는 17세기 서양과학이 전파되면서 극축에
사유의 대신에 지구의를 넣기 시작하는데 지폐도안을 보시면 지구의가 가운데 있으니 위 물건은 17세기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 분명합니다.
자 그렇다면 지폐도안의 혼천의는 원래 어떤 모양이였으며 그 기능은 어떤 것이었고 누가
만들었을까요?
<혼천시계> 국보230호 고려대박물관, 사진: 문화재청 사이트
가로 118.5cm, 두께 52.5 cm,
높이 99.0 cm 나무상자, 혼천의 지름 약
40cm, 지구의 지름 약 8.9 cm.
가운데
추가 달려있고 추와 연결된 축에 여러 톱니바퀴가 맞물려 혼천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무상자 안에 오른쪽 절반은 중력 식 진자 시계가
장치되어 있고. 그리고 왼쪽에는 혼천의(천문 자동 표시 장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톱니바퀴로 연결된 부분이 정확히
보입니다.
작동원리는 이렇습니다.
두
개의 무거운 추가 서서히 내려오는 힘을 이용하였는데 추가 내려오면서 연결된 축이 돌며 왼쪽으로 혼천의의 환이 따라 돌면서 천구의 적도와 황도를 나타내는 지구를 감싸고 있는
고리가 2개가 따라 돌아 누구나가 절기와 계절을 알 수 있게 하였으며 오른쪽 시간판도 함께 돌아
시간에 맞춰 자동적으로 인형이 종을 칩니다.
따라서
지폐에 삽인 된 혼천의는 원래 천문관측을 위한 혼천의와는 전혀 다른 용도의 홍천의 이며 시계의 작동에 맞물려 혼천의의 고리들이 회전하고, 지구의(즉 지구본)가
하루에 한 바퀴씩 도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종의 시뮬레이터 부분인 천문 자동 표시 장치이고 이는 세계에 당당히 자랑할만한 과학발명품입니다..
더욱 혼천시계의 놀라운 점은,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서양의 추 시계가 발명된 지 겨우 십여 년 만에 머나먼 조선에서 정교한 장치를 구현해 냈다는 점이며 기계식 동력전달 장치와 세계가
그려진 지구의 등의 서양문화와 자격루와 옥루에서도 보여준 시계와 하늘의 변화를 연결시키는 동양적 문화가 합작해낸 당시 세계 최첨단 기계식
자동시보 장치(시계) 인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과연 이렇게 훌륭한 혼천시계를 누가 만들었을까요?
기록에 의하면 병자호란이 끝난 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효종은 홍처윤에게 혼천의 제작을 명하였는데 그가 제작한 혼천의는 정확하지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손재주와 계산에 빠르다고 이름난 김제 군수 최유지에게 제작을 의뢰하였는데 그는 효종 8년(1657) 5월 물을 동력으로 이용하는 혼천시계를 제작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러나 물의 물리적 성질이 겨울과 여름에 일정하지 않은 관계로 이 혼천의도 지속적으로 그 정확성을 유지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 후 현종 때(1669년)
여기서 송이영는 누구일까요?
<
혼천의> 여주 영릉 앞 세종대왕 기념관 야외전시물옛날의
천문학은 농경사회에서 임금의 고유한 권한이자 의무였기 때문에 혼란에 빠진 사회를 안정시키자면 천문학에 획기적 진전을 이루어내야 했습니다. 태조 때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을 제작한 이유도 바로 고려 말 조선초의 혼란을 진정시키고자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목적과 결과물을 떠나서 관노였던
새 만원권에 삽인 된 혼천의를 통해 지금 이 시간에도 묵묵히 과학입국을 위해 밤을 새며 연구를 거듭하고 있을 수 많은 이름없는 과학자들의 투혼에 격려를 보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뉴스 & 정보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민국을 마사지 한다 (0) | 2006.07.28 |
---|---|
일본 방송에서 제작하는 조선황실 드라마.. 아~! 씨댕 (0) | 2006.07.28 |
도쿄를 사로잡은 소녀 고윤하 (0) | 2006.07.28 |
인간들이란~!! ~.~;; (0) | 2006.07.27 |
독일간 브루노, 한국과의 인연은 계속된다 (0) | 2006.07.25 |